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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현준 작성일 25-01-23 14:43 조회 682 댓글 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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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


김용택


당신과 헤어지고 보낸 

지난 몇개월은 어디다 마음둘 데 없이 

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.


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 

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 

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.


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 

돌아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.


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 

잊을 건 잊어야겠지요.

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 

어찌하지 못합니다.


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 

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.


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 

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 

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 

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.


이제 생각해보면

당신도 이 세상 하고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.


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개월 동안

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

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


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

다 이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

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.


당신과 만남으로 하여 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

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 

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.


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

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.

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

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 

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 

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.


이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.

그러나 다 내 조국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.

행복하시길 빕니다.

안녕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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