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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글 시간과 상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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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현준 작성일 25-01-21 17:19 조회 762 댓글 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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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시간과 상처


시간은 참 신기하다. 때로는 빠르게 흘러가고, 때로는 고여 있는 듯 멈춘다.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, 시간은 흘러가며 우리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. 그 변화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흔적은 어쩌면 상처일지도 모른다.

나는 상처를 흉터로 기억한다. 피부 위에 남은 작은 자국들처럼, 마음에도 보이지 않는 흉터가 새겨진다. 그 상처는 처음엔 아프다. 무언가가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지고,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. 아무리 애써 덮으려 해도 쉽사리 숨길 수 없는 흔적이다.

시간이 흘러가면서 상처는 조금씩 아물기 시작한다. 아픈 부위에 새살이 돋듯, 마음도 천천히 회복된다. 그러나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가진 않는다.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보일지라도, 그 자리는 여전히 조금은 달라져 있다. 손으로 만져보면 거칠고, 차가운 날엔 그곳이 유난히 더 아리기도 한다.

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한다는 말은 절반만 진실이다. 시간은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지만, 그 과정을 인도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.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, 그것을 들여다보며 나를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.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, 내가 무엇을 잃었고, 무엇을 얻었는지 천천히 되짚어보는 동안 나는 조금씩 단단해진다.

시간은 한편으로는 잔인하다.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며, 상처를 만들었던 순간들을 지울 수는 없다. 하지만 같은 시간은 또 다른 선물을 준다. 내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섰던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게 해준다. 아팠던 나를 위로해주고, 그럼에도 살아낸 나를 칭찬해준다.

상처는 우리를 변화시키지만, 동시에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. 그 흔적이 우리의 약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, 우리가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. 나는 이제 내 상처를 숨기지 않는다. 그저 시간을 믿고, 그 상처를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인다. 상처와 시간이 함께 만들어낸 나라는 존재를 사랑하기 위해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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